가장 편안해야 할 호텔이 가장 무서운 곳으로
요즘 코로나19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영화계는 이미 ‘검증된’ 과거 상영작을 재탕하거나 혹은 상대적으로 큰 홍보비가 들지 않는 공포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그런 까닭에 여름 시즌이 되기 전부터 공포영화들이 하나, 둘씩 개봉하고 있다.
이미 <미드 소마> <서치 아웃> <유전> <좀비파이터> <시체들의 새벽> <다니엘 이즌 리얼> <오픈 더 도어> 등의 영화가 이달에 개봉한 가운데, 오는 29일 <호텔 레이크>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세영, 박지영, 박효주가 주연을 맡았지만, 22일 개최된 기자시사회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별도의 기자간담회 없이 상영만 이뤄졌다.
영화 <호텔 레이크>의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날 밤, 한적한 시골의 버스 정류장 근처 수풀에서 누군가에 한 여자가 끌려가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한유미(이세영 분)는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거의 딸뻘인 이부동생 윤지유(박소이 분)가 오갈 데 없는 상황에 처하자 엄마와 친했던 박경선(박지영 분)에게 아이를 맡기기 위해 그녀가 운영하는 ‘호텔 레이크’로 향한다.
호텔로 가는 길에 유미는 영화 시작 장면에서 등장한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게 되고, 그곳에서 이상한 것을 목격하게 된다.
어쨌든 엄마가 일하던 호텔 레이크에 도착하자 경선은 두 사람을 환대한다.
유미는 우연히 405호 옷장에서 자신이 어릴 때 숨겨 놓은 상자를 발견한다. 잠시 추억에 젖다가 이내 곧 지유에게 절대 이 방에는 들어오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호기심에 더 하고 싶은 법. 어린 지유는 누군가의 소리에 이끌려 자주 405호에 들어가 놀면서 시간을 보낸다.
한편, 호텔 곳곳을 제 집처럼 휘젓고 다니는 지유를 찾으러 다니다 유미는 호텔 보일러실에서 섬뜩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 가운데 그녀는 이 호텔의 유일한 메이드인 이예린(박효주 분)으로부터 405호의 비밀을 듣게 된다.
어느 날 밤, 원래 지유를 경선에게 맡기고 자기는 빠지려고 했었던 유미는 더 이상 이 호텔에 있기도 싫어져 지유가 잠든 걸 확인하고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한다.
얼마나 차를 몰았을까. 경선으로부터 지유가 실종됐다는 전화를 받고 다시 호텔로 돌아온다.
다음 날이 돼서야 겨우 지유를 다시 찾게 된 유미는, 얼마 후 버스 정류장 근처 숲에서 발견한 오래전 실종된 서은경이라는 여자를 찾는 전단지를 발견하고 유족을 찾아갔다가 자기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서 호텔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공포감을 극대화 시킨다.
특히 호텔 사장인 경선의 모습은 마치 영화 <미저리>의 여주인공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섬뜩한 면모를 보여준다.
영화 <걷기왕> <최악의 하루> 등의 조감독 출신인 윤은경 감독의 첫 입봉작인 이 작품은 가장 편안해야 할 공간인 호텔을 가장 무섭고 섬뜩한 공간으로 설정해 공포감을 극대화 한다.
사실 공포영화라는 생각만 갖지 않고 본다면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 빼고는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될 만한 영화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