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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대로 이뤄진다

영화 어쩌다 아스널 스틸컷

축구 팬이 아니어도 한 번쯤 들어봤을 유럽의 명문구단 아스널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는다면 아마도 꿈같은 일일 것이다. 게다가 아직 초등학생인데 그런 제안을 받았다면 분명히 온 동네가 축하할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살의 테오(말룸 파킨 분)는 어느 날 아스널 스카우터와 잠깐 면담을 한다. 스카우터가 학교로 찾아온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마침 경기에서 진 탓에 테오의 어깨는 쳐져있다.

그런 그에게 스카우터는 경기력은 있는데 또래에 비해 키가 작아서 힘들겠다며, 감독에게 명함이나 전해 달라며 자신의 명함을 건넨다.

이 광경을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던 감독과 태오의 아빠는 이야기가 잘 됐나 싶어서 흥분하고,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태오는 아빠에게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고 거짓말한다.

그냥 거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테오의 아빠는 온 동네방네 아들이 아스널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고 소문을 내고 다닌다.

테오 아빠의 단골 술집은 미래의 축구 스타를 위해 페인트칠도 새로 하고, 테오가 속한 팀에 들어오고 싶다며 줄 선 아이들이 수두룩하다.

12살 소년 테오가 감당하기엔 일이 너무 커져 버렸다. 게다가 엄마와 이혼 후 술에 빠져 살던 아빠는 테오와 함께 영국으로 가겠다며 술도 끊고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하긴 엄마에겐 애인도 있고 번듯한 직장도 있으니 아빠와 함께 가는 게 낫지 싶긴 한데, 문제는 아스널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는 말이 거짓이라는 것.

아빠의 달라진 모습이 좋긴 한데 이걸 어찌 수습해야 난감한 그는 일단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기로 한다.

컴퓨터를 잘 하는 친구의 도움으로 이메일을 해킹해 감독에게 아스널 구단에서 보낸 것처럼 위장해 테오가 곧 아스널에 합류할 것처럼 메일을 보낸다.

이제는 메일을 해킹해 준 친구마저 진실인지 거짓인지 헷갈릴 정도로 모두가 그의 아스널 행을 믿는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우연히 당시 스카우터와 동석한 통역을 만난 테오의 아빠는 아이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 <어쩌다 아스널>은 한 꼬마의 작은 거짓말 하나로 너무나 많은 것들이 바뀌어 버리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아빠와 감독이 너무나 좋아 하길래 실망시키기 싫어서 그냥 “스카웃 제의 받았다”고 한마디 한 건데, 알코올 중독 아빠가 술까지 끊으며 사람이 바뀌자 그 모습이 좋아 선뜻 “거짓말이었다”고 밝히지 못한 것뿐이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기는커녕 지역 경제도 살리고,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아빠의 알코올 중독도 치료했으니 거짓말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한 마디 때문에 너무 많은 것들이 바뀌자 12살 소년에겐 감당이 안 된다.

영화는 이 부분을 코믹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물론 거짓말이 좋다거나, 잘 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믿으니 그 역시도 비록 거짓말이었으나 진짜였으면 좋겠다고 간절했을 터.

어느 대통령의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 말처럼 테오의 간절함은 결국 ‘꿈은 이뤄진다’라는 말을 증명하게 된다.

간절히 원하면 어쩌다가 아스널 같은 명문 구단에도 입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 <어쩌다 아스널>은 오는 1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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