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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우리 사회 병폐 바로 잡히는 계기되길

영화 빛과 철 스틸컷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반 관객은 물론 취재진까지도 참여를 막고 심사위원과 출품작 감독 등 소수만 참여하는 ‘무관객’ 행사로 열리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있다.

대신 영화제 기간 중 웨이브(wavve)를 통한 온라인 상영과 영화제 이후 오프라인 극장에서 ‘장기 상영’을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에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로 관객과 만나는 영화 <빛과 철>은 장기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희주(김시은 분)는 결혼 하면서 관뒀던 공장에 5년 만에 복직한다.

마침 그녀를 알아본 동료 언니는 다시 여기서 일해도 괜찮겠냐고 묻는다.

그리고 며칠 후 그녀는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건너편에 서 있는 영남(염혜란 분)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도망친다.

문제는 영남이 희주의 공장 식당에서 일한다는 것. 희주는 영남과 한 공장에 일하는 것이 힘들어 관두려 하고, 영남은 희주가 누군지 모르는 듯 다정하게 대해준다.

사실 희주의 남편 최선우와 영남의 남편 이남길(홍희용 분)은 서로 교통사고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로, 희주는 죽은 자기남편 때문에 남길이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게 너무 미안해 차마 얼굴을 보기조차 힘들었던 것.

하지만 영남이 자신이 누군지 몰라보는 줄 알았던 희주는, 영남이 자신이 선우의 부인인 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란다.

여기에 더해 우연히 남길의 딸 은영(박지후 분)과 엮이면서 희주는 더 괴롭다.

남길의 딸은 희주와 함께 남길이 사고 난 현장에 가서 사실 사고가 아니라 아빠가 죽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자신이 죄인처럼 살아오던 희주는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희주는 가해자가 바뀌었다며 경찰에 재조사를 요구하지만, 경찰은 이미 끝난 사건이라며 들을 생각도 안 한다.

그녀는 변호사를 찾아가고, 희주의 오빠는 희주에게 과거는 잊고 사람답게 살라고 말한다.

영화 <빛과 철>은 교통사고 피해자 가족의 애절한 심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 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는 3,349명이고, 다친 사람은 34만1,712명에 달한다.

수십만 명에 달하는 교통사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더러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채 암흑 속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누거 잘했다거나 잘못했다가 아닌 각자의 사정에 의해 서로 고통 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누구든지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단순히 남길과 선우뿐만 아니라 희주가 일하는 공장도 엮여 있음이 영화 후반부에 드러나면서 개인적인 사고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 바뀐다.

부디 이 영화를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는 물론, 정확하고 공정한 교통사고 조사 등 우리 사회의 잘못된 것들이 바로 잡히길 바란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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