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스러운 설정에 흥행 참패 예약
기자간담회 당일에도 무술감독으로서 일하고 왔다는 양길영 감독의 첫 연출작인 영화 <프리즈너>는 아내(손성윤 분)를 죽인 범인(조운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전직 형사(오지호 분)가 일부러 교도소에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두 사람이 수감된 교도소에선 소장의 지휘 아래 정기적으로 살인 격투 게임이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 되고, 누가 이길지 배팅까지 하는 까닭에 소장은 이를 통해 부정축재를 한다는 설정이다.
지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 감독은 액션 보다는 드라마를 더 잘 찍어서 무술감독이 아닌 영화감독으로서도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이 영화는 IPTV로 직행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이번을 계기로 무술감독을 관둔 것은 아니고, 계속 무술감독도 하겠다는 그에게 그냥 그동안처럼 앞으로도 쭉 무술감독만 하라고 권면하고 싶다.
영화 속에서 복수를 위해 일부러 교도소에 온 전직 형사 신세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재소자들은 굳이 왜 살인 격투 게임에 그렇게 열심히 참여하는지 그 이유가 불분명 하다.
그냥 누군가를 패고 싶은데, 소장이 싸우라고 부추기니까 싸우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이를 인터넷으로 생중계 하고, 배팅까지 하지만 해당 교도소를 관리 감독해야 할 법무부는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만히 놔둔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교도소 관계자 외에 외부인도 경기를 관람하고 배팅까지 할 정도인데, 법무부가 이를 몰랐다면 직무유기고, 만약 알고도 눈감아 줬다면 부패한 것이다.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억지 설정이다. 때문에 영화의 리얼리티가 떨어져 관객의 선택을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굳이 이 영화에서 강점을 찾자면 오지호와 줄리엔 강 등 ‘몸 좋은 연예인’이 상의를 벗고 격투기를 하는 게 여성 팬들에게는 볼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다.
교도소 내 인권 유린과 억지스러운 설정 등으로 흥행 참패가 예견되는 영화 <프리즈너>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