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 이어 K-권법 선보여
솔직히 이 영화의 제목 매우 헷갈린다. 우리에게 익숙한 ‘태극권’이 아닌 실재(實在) 하지 않는 ‘태백권’을 제목으로 한 탓에 포털사이트에 ‘영화 태극권’을 아무리 쳐도 오지호 주연의 이 영화는 나오지 않는다.
‘태백권’은 중국의 대표적 권법(拳法) 중 하나인 ‘태극권’에 대항하기 위해 이번 영화에서 만들어 낸 우리나라 3대 권법(백두권, 태백권, 금강권) 중 하나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태백권 전승자 자리를 두고 성준(오지호 분)과 진수(정의욱 분)가 겨루기를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진수가 사라진다.
하지만 성준은 전승자 자리를 포기한 채 사형(師兄)인 진수를 찾아 성준도 속세로 내려온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성준은 혈(血)자리를 이용한 권법인 태백권의 특기를 살려 지압원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신소율 분)이 몰래 받은 대출 빚 때문에 사채업자들이 들이 닥치고, 우연히 진수와 재회하게 된다.
한편, 백두권 전승자인 한 탈북자(장동 분)가 조폭과 손잡고 살인을 하고 다닌다는 소식을 스승(이재용 분)으로 전해들은 성준은 그와 맞서기 위해 태백산맥의 정기를 받으러 다시 산으로 들어간다.
영화 <태백권>이 권법을 다룬 <엽문> 등 다른 영화와 차이점이라면 무술 고수가 ‘영웅’이 아닌 ‘소시민’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3대 권법 중 하나의 유일한 전승자이지만 성준은 속세로 내려와 평범하게 지압원을 운영한다.
툭 하면 한의원으로부터 불법논란 시비에 걸리기도 하고, 한의원도 아닌 마사지숍도 아닌 탓에 손님도 별로 없어 대출금도 제대로 갚기 힘들다.
게다가 불과 1~2분 만에 혈자리 몇 군데만 툭툭 눌러준 후 다 됐다고 말하니 손님들은 물론 아내조차 무성의하다고 생각해 돈이 아까워 손님도 별로 없다.
하지만 금강권 전승자이자 지압원을 취재 온 PD인 이희원(배민정 분)만은 그의 실력을 알아봐 준다.
이렇듯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은둔의 고수’가 어떤 계기로 정의를 지키기 위해 다시 무술을 하게 된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어쨌든 무협영화인 까닭에 액션에도 심혈을 기울였는데, ‘백두권 전승자’ 역을 맡은 장동의 경우 실제 무술인으로 실감나는 액션을 선보인다.
여기서 한 가지 여담을 풀어놓자면 너무 실감나게 연기를 해서인지 오지호, 정의욱과 2대1로 싸우는 장면에서 장동 때문에 정의욱 갈비뼈에 실금이 갔지만, 괜히 (장동이) 위축돼서 연기를 실감나게 하지 않을까 싶어 촬영이 끝난 후에도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덕분에 그만큼 실감나는 액션 연기가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영화 <태백권>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