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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지키지 않은 자의 최후

영화 메피스토 스틸컷

이 영화, 제목부터 어렵다. 한 번 들어도 잘 기억하지 못할 제목이다. 바로 ‘메피스토’다.

메피스토는 중세 서양의 파우스트 전설에 나오는 악마의 이름이다. 파우스트가 부와 권력의 대가로 그에게 혼을 팔았으나 결국 신과의 대결에서 패하여 파우스트를 타락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제목의 의미를 알고 봐야 더 재미있는 영화 <메피스트>의 줄거리는 이렇다.

잘 나가던 권투선수였던 태석(이상보 분)은 길거리에서 한 여자가 곤경에 처한 걸 보고 도와주다가 폭력 전과로 감옥까지 갔다 왔다.

다시 권투를 하고는 싶으나 선수자격 박탈로 인해 지금은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며 여자 친구인 수연(김초인 분)의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있다.

그렇다고 수연의 상황도 좋은 게 아니다. 미술학원 강사인 그녀는 학생 수 감소로 이달까지만 일하고 그만둘 처지다.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인 동생 지연(이수민 분)도 먹여 살려야 하는데 태석의 보석금을 마련하느라 사채를 쓴 탓에 늘 빚에 시달리는 처지라 마음이 무겁다.

부모도 없고, 돈도 없는 지연은 자신의 처지가 비참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자신의 처지를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은 더 싫어서 남의 SNS에서 퍼 온 사진을 편집해 자신의 SNS에 올리며 나름대로 부유한 상황인 척 한다.

부유한 척 하려니 돈이 필요해 원조교제를 빌미로 성인 남성들을 만나 돈만 들고튀는 수법으로 용단을 조달한다.

상황이 이쯤 되자 모든 상황을 다 정리해 주겠다던 어느 남성이 건넨 명함이 생각나 수연과 태식은 ‘우상에셋’이라는 회사를 찾아간다.

그곳 직원은 태식에게 금주, 금연 이 두 가지만 지키면 다시 권투선수로 뛰게 해 주겠다고 말한다. 대신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1가지를 담보로 걸라고 말한다.

선수자격 재부여가 그렇게 쉬운 일인가 싶어 도저히 믿지 못하는 태식에게 라이트급 선수 1자리가 비었다며 심사 제의가 들어온다.

그래 우연의 일치겠지 싶으면서도 기쁜 그는 심사 전날 회식을 하며 소주를 들이킨다. 역시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 날 면접을 보러 간 그는 한 학생이 또래 학생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걸 목격하고 불의를 못 참고 그들을 훈계한다. 그 과정에서 담배를 발견하곤 학생들에게서 담배를 빼앗는다.

오랜만에 담배를 보니 딱 한 대만 피우고 올라가자 싶어 담배를 피운 그는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아 그를 쫓아가다 그만 면접에 늦는다.

시간 약속 하나 못 지키는데 무슨 선수자격을 얻으려 하냐며 입 한 번 떼어 보지 못하고 쫓겨난다.

이쯤 되니 진짜 금주, 금연을 지키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겼나 싶어 자신이 우상에셋에 담보로 걸은 자신의 오른팔은 어떻게 되나 싶어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팔이 사라질 일도 없고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자 하고 마음을 놓는다.

그러나 곧이어 자신을 공격해 오는 한 괴한과 마주하고, 괴한은 집중적으로 태식의 오른팔을 공격한다.

‘악마와의 거래’를 표방하는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약속’을 지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이다.

사실 우상에셋에서 요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약속만 지키면 본인이 원하는 걸 다 해결해 준다고 말한다.

술 안 마시기, 담배 안 피우기가 나쁜 약속도 아니고, 권투선수로서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어차피 지켜야 하는 것들이다.

그 두 가지만 지키면 자신의 꿈인 권투선수 복귀를 도와준다는 것인데 꿈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하는 것 치고는 너무 쉬운 일들이다.

하지만 태식은 결국 그 쉬운 약속을 지키지 못해 자신의 꿈도 빼앗기고, 손도 잃을 처지에 처한다.

게다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로 여자 친구로부터 응징을 당하기까지 한다.

영화는 결말부에서 SF적인 요소를 가미해 약속과 저주 등의 이야기를 한다. 나름 신선한 부분이긴 한데 영화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어딘가 모르게 허술하다.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점은 지연이 그동안 부유한 척 해 온 것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알고도 자경(엄혜수 분)은 그녀를 여전히 친구로 대해준다.

초등학생들조차 어디에 사는지를 따져서 친구끼리 편 가르기 하는 현실 속에서 자경은 지연이 고아여도, 가난해도 상관치 않고 그동안과 똑같이 그녀를 친구로 대한다.

사실 친구란 서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이이면 되는 것이지 서로의 가정형편은 중요치 않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영화 속 자경이 지연에 대해 취하는 태도야 말로 우리가 친구를 사귈 때 가져야 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영화 <메피스토>는 다음 달에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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