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살인마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적막한 숲, 달려도 끝이 없다. 그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다. 나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
제시카(줄스 윌콕스 분)는 타 도시로 이사를 하기위해 혼자 길을 떠난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미안해 그 사실을 나중에 알리고 혼자 길을 떠난 것이 화근인지, 새로운 도시를 향하는 낯선 도로에서 보복 운전을 당한다.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그 사람이 가는 곳마다 나타나 사과를 하는 등 친절한 모습으로 말을 걸지만, 꺼림직 하다.
어두운 밤길에 가까스로 만남을 피했지만 우연히 사고를 당하고, 또 다시 그 사람이 나타난다. 이번에는 친절한 모습이 아닌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며 아무도 없는 숲 속으로 납치해 감금한다.
영화 <아무도 없다>는 울창한 나무 말고는 아무도 없는 숲 속에 납치당한 극한의 공포를 사실감 있게 풀어냈다.
여주인공 제시카는 그냥 길을 갔을 뿐인데 처음보는 살인범(마크 멘차카 분)의 선택을 받았다. 묻지마 살인처럼 이유도 목적도 없고, 살인마의 표적이 된 그 어떤 단서도 없다.
낯선 사람이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혼자라는 것이 이유라면 더 공포스럽다.
단순히 보복운전에서 시작해 서서히 다가오는 공포는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름 끼치는 공포를 맛보게 한다.
납치를 당하고 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한존재로 무기력한 모습이 되고 만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탈출을 감행하지만 거대한 자연과 잔인한 살인마의 추격에 또다른 공포를 느끼게 한다.
촬영이 이루어진 미국 포틀랜드의 오리건 숲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한 순간에 공포의 장소로 바뀌며, 제시카에게 압도적 공포를 더한다.
끝없이 펼쳐진 숲과 거친 물살,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밤의 어둠까지, 제시카에게 너무 잔혹한 자연이 살인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두려움에 잠식하게 한다.
육체적인 공포에 더한 심리적인 공포는 영화에 몰입도를 높이며 관객 또한 극한의 공포를 맛보게 된다.
또 보복운전과 스토킹, 납치에 살인까지 저지른 사람이 너무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는 공포는 우리의 일상에서 마주치는 누군가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공포심을 배가시킨다.
두려움에 떨던 여성이 자연과 살인마에 맞서 변화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며,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전개는 스릴과 통쾌함을 함께 맛 보여준다.
영화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영화 <아무도 없다>는 오는 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