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WFF]IT의 발달과정서 도구로 전락한 인간
이번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SIWFF)를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중국 영화 <노바>는 SF영화다.
임종을 앞둔 노년의 한 물리학자는 인류를 수학공식으로 표현하겠다고 말한다. 과학자인 그는 감정과 인격을 가진 인간조차 숫자와 기호 몇 개로 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였을까? 과거 그는 타임머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어린 아들을 타임머신에 태워 어디론가 보내 버렸다.
하지만 연구가 중단되면서 아들과 연락이 끊기게 됐다.
디지털 세상 안에 갇힌 아들은 그나마 아버지가 안전장치로 마련해 둔 ‘지연 시간’ 안에 갇혀 ‘전자유령’으로 살게 된다.
이 지연시간은 총 40년이란 기한이 설정되어 있다. 어떻게든 40년 안에 이곳을 탈출하기만 한다면 다시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얘기가 아니다. 40년이 다 되도록 이곳에서 탈출하지 못한 아들은 부성애나 가족애를 느껴본 적이 없다.
서두에 이야기 했듯이 이 영화는 SF영화이지만 배경이 1987년인 까닭에 비주얼이 촌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편지를 넣은 후 두들기면 곧바로 편지가 배달되는 우체통 등은 2020년인 지금도 없기에 영화 속 비주얼과 공상과학(SF) 간의 부조화가 거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절반 정도 불필요한 장면을 덜어내고 주인공의 시간 여행 부분만 본다면 내용 파악이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
특히 기술의 발달 과정에서 인간이 도구로 전락하는 모습이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