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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한국영화

언론이 외면한 성주의 사드배치 진실

영화 파란나비효과 포스터

14일로 337일을 맞이한 성주 사드배치 반대 촛불 문화제. 정부는 이날 주민들이 설치한 검문소가 불법이라는 이유로 경찰을 동원해 강제 철거하려다 밤늦게 일단은 철수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주민들이 설치한 검문소가 불법이라고 지적했고, 이에 정부도 공권력을 동원해 이를 철거하려 했으나 종교행사가 열리자 부담을 느껴 일단 적어도 14일은 철거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진짜로 성주는 정부와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외부자들’ 때문에 사드배치 반대 움직임이 일어난 것일까?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성주의 사드반대 촛불 문화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파란나비효과>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올해 열린 전주국제영화제(JIFF)에서도 상영된 바 있는 <파란나비효과>는 그동안 여러 투쟁을 다룬 다른 작품들과 달리 집행부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그렸다.

지금은 너무 후회된다며, ‘그냥 새누리당이니까’ 이완영 의원을 찍었다는 주민부터, ‘백골단’ 활동할 때 “밥 처먹고 할 일 없는 새끼들”이라며 데모하는 사람들을 핍박했지만 이제는 자기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게 됐다는 주민 등 다양한 주민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들이 사드반대를 외치게 된 이유는 처음에는 단순히 전자파로 인한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다는 것이었지만, 반대를 위해 사드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사드가 대한민국 어디에라도 있으면 오히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대한민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것을 깨달아서 반대한다고 말한다.

처음 주민들과 뜻을 같이 하던 성주군수와 군의원들은 그러나 정부가 성주 내 제3부지에 배치하겠다고 말하자 갑자기 주민들과 등을 지고 사드배치 찬성으로 돌아섰다.

또 이들은 경상북도 내 다른 관변단체까지 동원해 사드(THAAD) 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을 훼방 놓고 있다.

심지어 성주군수는 반대하는 주민들을 향해 “미친년” “술집 하고, 다방 하는 놈들”이라는 인격을 훼손하고 여성을 폄하하는 말을 시민단체 대표들 앞에서 서슴없이 뱉어 내기도 했다.

국가가 하는 일을 반대한다고 무산할 수 있겠느냐며 지레 포기한 남편들과 달리, 우리 아이의 건강을 해칠 수 없다며 자발적으로 엄마들이 나서서 ‘단톡방’을 만들고, 평화적 시위를 위해 촛불 집회가 아닌 촛불 문화제를 개최했던 이들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다.

사드반대 단체 카톡방을 만드는 과정에서 최대 인원이 1,318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이들은, 이른바 ‘1318 단톡방’에서 무슨 이야기만 나오면 바로 바로 실행에 옮겨지는 등 일사분란하게 합심해 지금껏 촛불 문화제를 이끌어 오고 있다.

하지만 서두에 이야기했듯이 정부는 이들이 외부에서 온 전문 ‘데모꾼’에 이용당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영화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영화에 출연한 주민 중 한 명인 이수미 씨는 이제 보니 5·18이 어떻게 조작됐는지 알겠다며, 그때는 관심을 갖지 않은 채 정부가 하는 말만 믿었던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현재 주민들은 얼마 전부터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 주위에 검문소를 설치해 일일이 출입차량들을 검색하고 있다. 왜 일까?

그 이유에 대해 기자간담회에서 주민들이 직접 밝힌 이유는 지난 4월 26일 새벽 기습적으로 사드가 배치됐는데, 군사작전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을 감금한 채 미군들이 웃으면서 사드를 운반했는데 얼마 전에는 ‘부식 차량’으로 사드용 기름을 들여가다가 적발돼 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주민들에게는 사법권이 없다. 길을 막고 일일이 드나드는 차량을 세워서 뭐가 실렸나 들여다 볼 법적 권한은 없다.

하지만 왜 주민들이 이렇게까지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이번 대선에서 성주군민들이 지지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와 같은 당인 홍준표 후보가 1위였다.

이를 빌미로 어차피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극소수라고 평가절하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당연히 새누리당’이라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이 이번에 30%P 가까이 돌아섰다는 점이라는 것이 배미영 씨의 반론이다.

또 고령인구가 많아 사드의 시옷 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30%는 된다는 것이 이수미 씨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보수적인 유림(儒林)인 배정하 씨의 아버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차마 문재인 후보는 못 찍고, 심상정 후보를 찍었다며 될 사람이 아니라 되면 좋겠을 사람을 찍었다는 것이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금 성주는 사드배치로 인해 주민들에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무턱대고 수십 년을 믿었던 보수 정당의 배신을 경험하고 진정으로 자기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 작품을 연출한 박문철 감독 역시 대구에 거주 중인데, TK 지역에서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군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제작하게 됐다고 한다.

특히 언론에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을 보여주기 위해 지도부가 아닌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른바 TK 출신인 감독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도 신선하다.

운동가가 아닌 일반 시민이어서 그리고 누가 시키는 사람이 있지도 않아서 오히려 오랫동안 촛불 문화제를 이어 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배미영 씨는 영화를 무기 삼아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

끝으로 아직도 성주에 살고 있는 주민 배미영 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뭘까?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민들이 백이 되어 줄테니 당당히 외교를 펼쳤으면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우방국으로 생각하면 우방으로 제대로 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참고로 영화의 제목이 <파란나비효과>인 이유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큰 파장을 일으킨다는 것에서 따 온 것으로 ‘파란나비’는 평화를 상징한다.

덧붙여 104만 고양시민의 건강권을 무시한 채 농약사용이 엄청난 골프장을 고양정수장 직선거리 294미터까지 증설하려는 고양시의 상황도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날이 오길 바라본다.

영화 <파란나비효과>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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