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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교사는 어때야 하는지 보여줘

영화 교실 안의 야크 스틸컷

지난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프리미어로 선보인 영화 <교실 안의 야크>가 추석 연휴 첫 날인 오는 30일 개봉한다.

부탄에서 제작한 이 영화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알려진 부탄에 사는 한 교사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겐(셰랍 도르지 분)이라는 교사는 가수가 되기 위해 호주로 가고 싶어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에, 그것도 남들이 부러워 하는 직업까지 가졌지만 정작 본인은 지금의 삶이 행복하지가 않다.

당장이라도 교편을 놓고 싶지만, 교육부 장관은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았으니 일단 ‘루나나’라는 지역으로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라고 한다.

부탄 뿐 아니라 전 세계 통틀어 가장 오지인 루나나로 가게 된 유겐은 죽을 맛이다. 일단 가는 데만 꼬박 8일이나 걸린다.

어쨌든 발령이 났으니 그는 채비를 갖춰서 루나나로 향한다. 버스가 들어갈 수 있는 지역까지 이틀 걸려서 간 그는 그곳에서 마중 나온 마을사람들의 안내로 다시 길을 떠난다.

지금부터 강을 건너 6일만 걸어가면 되는 ‘얼마 안 되는 거리’란다. 하지만 계속해서 산을 오르기만 할 뿐 평지도, 내리막길도 안 나온다. 속았다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마지막 마을’인 인구 3명인 지역에서 일행과 하룻밤을 보낸 후 다시 길을 떠난다.

그렇데 또 한참을 가다보니 마을사람들이 전부 그를 마중 나와 있다. 아, 여기가 루나나구나 싶어 하는 그에게 아직 2시간은 더 걸어가야 한다며, 먼 길 와 준 것이 고마워 마을사람들이 여기로 마중 나온 것이란다.

이 정도면 가기도 전에 루나나에 대한 오만정이 떨어질 지경. 그렇게 도착한 루나나의 학교는 허름하기 짝이 없다.

같은 부탄 출신이어도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고, 아이팟으로 노래를 듣던 그에게 이곳은 아예 살 수도 없는 곳처럼 느껴진다.

이에 그는 학교를 둘러보다가 촌장에게 여기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느냐며 그냥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촌장은 알겠다며, 다시 길을 안내해 줄 사람과 나귀가 기력을 찾을 때까지 며칠 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다음 날 아침, 반장인 펨 잠(펨 잠 분)이 그를 깨우러 오고 세수도 못하고 일단 교실로 향한다.

칠판도 없고 책도 없는데 자다가 깨서 가르치긴 뭘 가르칠까. 그는 아이들 몇 명의 이름과 꿈을 묻고는 10분도 안 돼 수업을 마친다.

그는 펨 잠에게 전에는 뭘 배웠는지 묻고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며칠 후 촌장은 준비가 됐으니 이제 다시 돌아가는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말한다.

며칠 사이에 아이들이 좋아진 그는 처음 교육부에서 정한 기간인 겨울방학 전까진 근무하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그는 그곳에서 아이들은 물론 동네사람들과 교감하면서 점점 교사로서의 성장해 나간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배우들은 전부 신인들이다. 특히 펨 잠 역을 맡은 펨 잠은 실제로도 할머니와 살고 있는 조손가정의 소녀로 태어나서 한 번도 루나나를 벗어난 본 적이 없다.

교사 유겐 역을 맡은 셰랍 도르지 역시 극중에서처럼 뮤지션을 꿈꾸며 활동 중인데, 영화에서처럼 뮤지션이 되기 위해 호주로 이민을 가는 것을 고민했던 적이 있다.

영화 속 배역들의 상황이 실제와 일치하는 까닭에 신인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사라는 직업이 예전보다 대접을 못 받는 게 사실이다.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됐고, 교사가 학부모나 학생에게 두들겨 맞기도 한다.

교사의 능력이 학생을 좋은 학교에 진학 시키는 것으로 평가받는 요즘 아이들은 교사 보다 ‘1타 강사’로 불리는 실력 좋은 학원 선생을 더 인정하고 따른다.

영화 속에서 촌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늘 입버릇처럼 교사는 미래를 어루만지는 사람이기에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 헬렌 켈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좋은 교사를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교사가 학생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실로 크다.

학생이나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거기에 걸맞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

교사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교사의 말 한마디가 아이를 대통령도 만들고 흉악범도 만든다.

“넌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자란 아이와 “커서 뭐가 되려 하느냐!”는 말을 들은 아이의 미래는 분명 다를 것이다.

영화 <교실 안의 야크>는 올바른 교사의 상(像)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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