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의 아내와 기묘한 동거
어쩌다 우연히 전 남편의 가족과 동거를 하게 됐다. 영화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은 1명의 남자에 얽힌 4명의 여자들이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게 되면서,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드러나는 내용이다.
남편과 이혼 후 딸 애스터(소피 넬리스 분)와 함께 한적한 동네로 이사와 살아가던 캐미(해더 그레이엄 분)는 갑작스런 전 남편의 죽음으로 또 한 번 상실감을 맛본다.
반항심 가득한 애스터는 엄마와 함께 아빠의 장례식장에 가고 거기서 아빠의 새부인 레이첼(조디 발포어 분)과 이복 동생 탈룰라(애비게일 프니오브스키 분)를 만나 껄끄럽다. 아빠는 불륜으로 엄마와 이혼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남편과 결혼했지만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에 당황한 레이첼은 혼란스럽다. 거기다 남편이 죽은 후 그가 파산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당장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어린 딸과 자동차에서 노숙하던 중 남편의 전 부인인 캐미가 제안했던 같이 살자는 말이 생각나 자존심을 구기고 캐미의 집으로 들어간다.
영화는 죽음이라는 사실로 인해 그러나는 진실과 그에 따른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캐미는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하고 딸과 살고 있는데 딸과의 사이가 좋지 않다. 딸 몰래 만나는 사람이 있지만 누군지 밝힐 마음은 없다.
전 남편의 죽음으로 레이첼과 탈룰라와 함께 살자고 했지만 막상 살아보니 다양한 문제에 부딪힌다.
애스터는 갑자기 레이첼과 탈룰라와 살게 된 것이 싫다. 특히, 엄마가 함께 살자고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도 친구의 남자친구와 몰래 만난다. 절대 이해하지 못했던 아빠의 불륜을 자신이 반대의 입장을 겪으면서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은 레이첼 밖에 없다는 것에 그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유대담을 갖는다.
레이첼은 불륜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얻었지만, 대신 많은 것을 잃었다. 그가 죽은 후 파산 사실을 알게 되고, 어떨 수 없이 남편의 전 부인의 집에 같이 살게 된다.
자존심도 구겨지고 스스로 이런 상황을 처리하지 못하는 자신에게도 실망스럽다. 딸 탈룰라는 좋은 환경에 다 같이 사는 것에 마냥 들떠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주지 않는다.
탈룰라는 전보다 좋아진 환경에서 그냥 살지 계속 화만내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
절대 함께 살 수 없을 것 같은 4명이 각자의 자리에서 느끼는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현실적이다.
자신의 입장에서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은 영화 속 사람들 간의 이해관계에 정확히 부합하며,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을 영화 곳곳에서 마주치게 한다.
그러면서, 서로를 상처 주고 화해하기를 반복하고, 함께 슬픔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누구의 입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며, 섬세한 감정 표현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게 하는 힘이 모든 사람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한다. 영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게 관객의 시야를 넓혀줄 것이다.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드러나는 진실과 회복을 담고 있는 영화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