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녹여낸 액션영화
특수군사훈련을 받은 해병대 출신의 샘(메간 폭스 분)은 용병부대인 ‘로그’를 이끄는 리더다. 그는 납치된 주지사 딸(제시카 서튼 분)을 구출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그녀가 감금된 곳으로 간다.
인신매매범인 자람(애던 디콘 분) 일당에게 납치된 이들은 비단 주지사 딸 뿐만이 아니었다. 딱 돈 받은 만큼만 일하려 했으나 대원들과 납치된 소녀들의 애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총 3명의 소녀들을 구출해 도망친다.
이 과정에서 소녀 1명이 악어에게 물려 죽을 위기에 처하자 로그 팀의 대원들은 악어를 향해 총질을 해댄다.
이에 샘은 어차피 죽은 목숨이니 총알 아깝게 그러지 말고 그냥 우리끼리 가자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냉철한 판단 같지만 그래도 사람이 인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너무하다 싶은 면모도 있다.
자람 일당은 주지사와의 ‘거래’를 위해 그 딸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 그들을 끈질기게 쫓아오고 막다른 곳에서 서로 격렬하게 싸운다.
그 과정에서 로그의 한 여성 대원이 총에 맞자 잘람 일당이 여성을 어떻게 대하는지 알지 않냐며 샘은 그녀를 구하려 한다. 심지어 총에 맞은 대원이 어차피 자기는 도망치기 힘든 상황이니 버려두고 가라고 하는데도 말이다.
이 대목에서 관객들은 헷갈린다. 소녀들을 구출할 때나 악어의 공격을 받을 땐 인정사정 보지 않던 그녀가 정작 여성 대원에 대해선 상반된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어쨌든 로그 대원들은 주지사 딸과 그녀의 친구를 데리고 한 농장으로 피신한다. 버려진 농장처럼 보이는 이곳엔 통신장비도 있고, 총도 있다. 물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게 흠이지만 발전기는 있으니 어떻게 해 보면 되겠지 싶어 그들은 희망을 품는다.
그런데 이곳 조금 이상하다. 오늘 밤 무사히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다. 이에 집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하고, 수색 도중 한 대원이 갑자기 사라진다.
어 이게 뭐지 밤은 깊어 어둡고, 전기도 안 들어오고, 좀 전까지 옆에 있던 대원은 사라지고 로그팀의 대원들은 서서히 겁을 먹는다.
이들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사실 이 농장이 사자 농장이고, 얼마 전 사자들이 농장 사람들을 물어 죽이고 우리에서 탈출했던 걸 알기에 더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가운데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람 일당이 여기까지 쫓아오자 사자뿐만 아니라 악당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로그 팀원들의 공포심은 배가(倍加) 된다.
안전한 곳인 줄 알았던 곳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관객도 팀원들도 공포심을 느끼게 한다.
오는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로그>는 환경에 대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영화에 첫발을 내디딘 M.J. 버세트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다.
그는 자신의 관심 분야를 액션 영화에 적절히 섞어 영화 <로그>를 만들어냈다.
물론 이 영화는 픽션이지만 얼마나 많은 사자들이 사람들의 과시욕 때문에 해마다 죽는지를 잘 보여준다.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소재를 액션 영화에 적절히 녹여냈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 주인공 샘 역을 맡은 메간 폭스를 여성의 성 상품화 없이 프로다운 모습으로 보여주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여기에 더해 농장주의 실체가 드러남으로써 정치인의 민낯도 공개된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참 많은 사회문제를 담아낸 영화다. 결코 가볍게 볼 영화가 아니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