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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려 하자 일어난 재앙

영화 콜 스틸컷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종종 있었다. 과거와 현재의 형사가 서로 사건을 해결하기도 하고, 내가 태어나기 전 20대 시절의 엄마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무전기가 그 매개체라는 점이다. 집마다 무전기 하나쯤은 있지는 않으니 왠지 더 신비로움을 주기 때문인지 몰라도 전화기가 아닌 무전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인물이 서로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영화 <콜>은 조금 다르다. 그 흔한 전화기(물론 2019년 현재를 사는 이에게 스마트폰이 아닌 무선전화기는 희귀한 물건이 되긴 했으나)로 서로 소통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떠나보낸 서연(박신혜 분)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엄마(김성령 분) 대신 집 정리를 위해 오랜만에 과거 자신이 살던 집으로 온다.

이곳에 오는 길에 휴대전화기를 기차 안에 두고 내린 까닭에 창고에서 겨우 무선전화기를 한 대 찾아 연결한다. 그리고 잠시 후 ‘선희네 집’ 아니냐며 이상한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처음엔 잘못 걸린 전화겠지 하고 무시했는데 또 다급한 목소리로 선희를 찾는 전화가 걸려온다.

슬슬 짜증이 나지만, 상대방이 우리 집 주소를 정확히 알고 있는 걸 보니 예전에 이 집에 살던 사람에게 걸려온 전화인가 싶다.

통화를 마친 서연은 벽 뒤에 숨겨진 지하실을 발견하고 거기서 1999년의 일이 적힌 다이어리를 하나 발견한다.

다이어리에 적힌 내용은 조금 전 이상한 전화를 걸어온 영숙(전종서 분)이라는 여자의 이야기와 일치한다.

다시 영숙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고 영숙이 2019년이 아닌 1999년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에 서연은 자신은 20년 후에 살고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영숙에게 1999년 오늘 일어날 일을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아주 정확히 맞아떨어지자 영숙은 서연을 신뢰하게 된다.

전화는 매번 영숙이 걸어온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분실해 누구와 소통하기가 힘들게 된 서연은 반갑게 영숙의 전화를 받는다.

사는 연도는 달라도 둘 다 28살의 여성이라는 공감대 때문에 둘은 금방 친해진다.

영숙이 자꾸 그녀의 엄마(이엘 분)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고 말하자 ‘미래’에 사는 서연은 기사를 검색해 영숙이 언제 죽을지 알아내 그녀에게 알려준다.

서연이 말한 날 진짜로 영숙의 계모가 영숙을 죽이려 하자 미리 대비했던 영숙이 반격해 오히려 영숙의 계모가 죽게 된다.

이렇게 한 사람의 무고한 생명을 구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서연은 그러나 자신 때문에 앞으로 ‘살인마 오영숙’이 여러 사람을 죽이게 될 것이라는 걸 곧 알게 된다.

무당인 영숙의 엄마는 영숙이 앞으로 어떤 인물이 될지 알고 자신의 신딸인 영숙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었으나, 서연의 오지랖으로 오히려 많은 희생자가 생길 처지가 됐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굳이 바꾸려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과거는 미래를 바꿀 수 있으나, 미래는 과거를 바꿀 수 없다. 오늘의 내 행동이 내일 혹은 더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반대로 과거의 내 행동을 바로 잡을 수는 없다.

오늘 내가 살인을 저지르면 내일 잡힐 것이고, 10년 후 출소하겠지만 내가 10년 전에 살인하지 않았더라면 하고 후회한들 과거에 내가 저지른 일이 없던 일이 되진 않는다.

그런 이유로 이 영화에서 과거에 사는 영숙이 미래(영숙 입장에서 볼 때)에 사는 서연보다 ‘갑’의 위치에 있다.

영숙의 입장에선 아직 서연의 아빠(박호산 분)가 죽지 않았으니 얼마든지 서연의 아빠가 죽지 않도록 운명을 바꿀 수 있지만, 20년 후에 살고 있는 서연의 입장에선 영숙의 행동으로 아빠가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자기 몸에 화상을 입기도 한다.

그래서 영숙은 늘 서연에게 화를 내고, 욕을 하기도 한다. 참다 참다 서연이 영숙의 말을 거역하거나 욕이라도 하면 서연의 인생은 고통스럽게 변한다. 과거에 살고 있는 영숙에겐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

올해 초 개봉하려다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인 <콜>은 설령 지금의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굳이 운명을 바꾸려 하기보다 지금 상황에 맞춰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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