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악인일까?
어떠한 법도 상식도 통하지 않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들만 모인 죽음의 제3교도소(영화에서는 ‘서서울교도소’로 나오는데, 이는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 남궁 민이 근무했던 곳이기도 한 가상의 교도소이다.).
이곳에 수감 중인 범파 김대호(정미남 분)와 독사파 이정훈(황인무 분)은 하루가 멀다고 서로 세력 다툼을 벌인다.
워낙에 거친 놈들이다 보니 교도관들조차 누가 이기는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전설적인 전국구 조폭 이태식(이설구 분)이 이곳에 들어온다.
그동안 범파와 독사파 때문에 골머리 아프던 보안과장 이해명(이원종 분)은 차라리 잘됐다 싶어 이태식에게 이곳을 평정해 제발 평화롭게 지낼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조용히 살고 싶은 이태식은 김대호와 이정훈을 불러 말 한마디로 서열을 정리한 후, 서로 파벌 싸움 없이 모두 자기 슬하에서 평화롭게 지내도록 만든다.
덕분에 ‘올해의 모범교도소’로 선정되고, 박무영(이달형 분) 교도소장은 더 좋은 곳으로 전근을 간다.
해명은 이제 후임 교도소장 자리는 자신의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갑자기 조평호(장광 분)가 신임 소장으로 부임한다.
조 소장은 교도소가 평화로운 것이 말이 되느냐며, 무슨 교도소의 평화를 위해 조폭과 손잡을 잡았냐며 이태식을 잡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든다.
때문에 평화롭던 교도소의 분위기가 한 순간에 험악해진다.
사실 조평호의 아들이 과거 술집에서 마약을 한 후, 난동을 부리다가 자기 잘못으로 죽었는데 난동을 저지하기 위해 그 자리에 이태식이 있었다는 이유로 조평호는 이태식에게 자기 아들을 죽였다는 누명을 씌웠다.
그도 그럴 것이 교도소장 아들이 마약을 하고서 혼자 난동을 부리다 자기 잘못으로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의 명예는 물론 실직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조폭 출신인 이태식이 죽였다고 누명을 씌운 것.
이 일로 이태식은 억울하게 현재 옥살이 중이고, 이태식의 수감생활을 최대한 망치기 위해 조평호가 전근을 자청해 이곳까지 쫓아온 것이다.
조 소장의 극악무도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태식을 면회 온 아내(문서연 분)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나체사진을 찍고, 이를 이태식에게 보여주며 아내를 섬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한다.
범죄자의 교정(敎正)을 책임져야 할 교도소장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이 꽤나 불편하다.
특히, 결말 부분에서 반전이 선보이는데 교도관들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영화 개봉 후 논란이 예상된다.
현실적인 교도소 모습을 그렸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지만, 기자가 보기엔 꽤나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영화 <아수라도>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