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획의도를 연출력으로 망쳐
그동안 시를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종종 있어 왔다. tvN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인들을 주인공으로 삼으면서 매회 시를 통해 힐링을 선사했다.
또 <칠곡 가시나들>이나 <시인 할매>는 할머니들이 시를 배우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도 있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시 읽는 시간>은 오하나, 김수덕, 안태형, 임재춘, 하마무 이렇게 5명이 시를 통해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출판사에서 4년 동안 매일 똑같은 일의 반복 속에 살다가 결국은 퇴사한 오하나 씨와 2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공황장애로 힘들어 하는 김수덕 씨.
또 돈이 필요할 때만 취직하고, 평소엔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는 게임에 빠져 사는 일러스트레이터 안태형 씨와 10년 넘게 복직 투쟁 중인 임재춘 씨.
그리고 한국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한 일본인 하마무 씨까지 이들은 각자 마음에 상처가 있다.
이들과 각기 다른 곳에서 인연을 맺은 감독이 이들이 시를 읽지 않는 시간(전반부)과 시를 읽는 시간(후반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나 좋은 기획의도와 달리 연출력이 약해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불분명하다.
솔직히 말해 전사는 길고, 시를 읽는 시간으로 인한 이들의 변화는 잘 느끼지 못할 정도다.
74분이라는 시간이 상당히 길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