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중도하차로 산으로 간 영화
나름 초반에는 각자의 사연이 개연성이 있어 볼만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엉망이다.
야쿠자가 한국에 들어와 마약 장사를 하고, 우리나라 형사 한 명이 야쿠자 일원이라는 설정을 보면서 이게 뭔가 싶다.
여덟 차례(서한결), 열 차례(박윤)에 걸쳐 오디션을 본 배우들을 데리고 영화를 이렇게 만들다니 뭔가 싶다.
심지어 1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 감독은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있다며 참석조차 안 했다. 불과 개봉 2일 앞두고서 말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들 외에 조연과 단역 배우까지 수십 명이 시사회에 참석했는데, 정작 감독은 오지 않다니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싶다.
기자간담회 후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두고 제작사와 마찰이 있어 감독이 중도하차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마무리는 누가 했을까?
사고로 부모를 잃은 정우(서한결 분)가 한나(홍아름 분)의 엄마 손에서 자랐는데, 자신의 양어머니가 마찬가지인 한나의 엄마(변윤정 분)가 철진(주재후 분) 때문에 죽게 되자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철진과 손잡고 국내에 마약을 유통하는 쿠로야마(김명수 분) 일당이 등장하고, 쿠로야마가 입양한 딸 은채(고윤 분)는 정우와 같은 보육원 출신이다.
또 한나의 엄마를 차로 치고 달아난 철진은 한나의 동창으로, 15년째 한나를 짝사랑하고 있다.
이 짧은 줄거리 요약만으로도 영화가 뭘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면 영화를 안 보는 게 나을 듯하다.
전하려는 메시지도 없고, 그렇다고 액션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심지어 경찰공무원을 깎아내리기까지 하는 영화 <야전>은 오는 3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