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공포 선사
본격적인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영화 <더 나이트>는 오래된 호텔에 투숙하게 된 가족이 서로에게 숨겼던 비밀에 직면하며 겪게 되는 공포를 다룬 작품이다.
미국과 이란의 최초 합작영화로 제69회 칸영화제에서 <세일즈맨>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연기파 배우 샤하브 호세이니가 주연을 맡았다.
단편 영화 <넘브니스>로 80개 이상의 영화제 노미네이트 및 9회 이상 수상, 최근 톰 행크스가 후원한 <제너레이션스>로 세계 각국의 영화제에 초청된 코우로시 아하리 감독과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가 살아 있는 공포를 선사한다.
영화는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모임을 갖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치통에 시달리던 바박은 그 핑계로 술을 마시고, 자고 가라는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면허가 정지된 아내 네다를 대신해 자신이 운전대를 잡는다.
집에 돌아오는 중 길을 잃은 것도 아닌데 2시간이나 길을 헤맨다. 사고까지 날뻔하자 한 살 딸을 생각해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한다.
가장 가깝지만 오래된 호텔에 도착하고, 밤에는 문을 잠근다는 지배인의 말을 듣고 객실로 올라와 짐을 푼다.
하지만, 딸이 잠에서 깨자 재우기 위해 로비로 딸을 데리고 내려간 바박은 지배인의 섬뜩한 얘기를 듣고 으스스한 기분을 느낀다.
그때 부인 네다가 와서 아이를 재우겠다고 먼저 올라가 자라고 한다. 아무 의심없이 객실로 올라가 잠을 청하는데. 부인 네다가 혼자 방에 나타나고, 아이가 없는 것을 확인 후 황급히 로비로 아이를 찾으러 간다.
다행히 아이는 혼자 잘 있었으나 네다와 싸우게 된다.
호텔 방에서 젊은 여자가 부인의 모습으로 손톱을 다듬고, 누군가 문을 두르려 밖에 나가보면 아무도 없는 등 계속 휴식을 방해 받는다.
바박의 가족은 호텔을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빠져나갈 수가 없다. “진실을 말해야 아침이 올거야”라는 말을 듣고 서로에게 숨겨진 진실은 마주하게 된다.
영화 <더 나이트>는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하루 밤 사이 일어나는 공포를 그렸다.
평소 익숙한 공간이 아닌 이질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은 두 사람을 공포로 몰아간다.
특히, 오래되고 낡은 호텔 건물은 고풍스럽지만 어두워서 그 자체만으로도 공포스럽다.
또, 익숙한 사람은 오직 가족 뿐으로 그 누구도 나의 적인지 알 수 없다. 호텔 문 밖의 사람에게 “진실을 말해야 아침이 오게 될거야”라는 말을 들었지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지도 못하고 계속 호텔이라는 밀실에 갇히게 된다.
새벽 다섯시가 넘었음에도 아침이 오지 않는 순간은 호텔을 빠져나갈 때까지 아침이 오지 않고 이 공포가 계속되리라는 암시를 주며 더욱 공포에 빠지게 한다.
주인공도 관객도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리게 만들며, 두려움을 더한다.
전형적인 불길한 동물로 묘사되는 검은 고양이가 중간중간 등장해 공포를 더하며, 영화는 관객까지 심리적인 불안감을 함께 경험하게 한다.
출구가 없다는 공포는 빠져나가지 못하는, 영원히 지속될 공포를 주며, 극한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어쩌면 뻔한 진행 내용과 결말을 가졌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공포의 정도는 상당해 영화 볼 맛이 있다.
진실을 말해야 벗어날 수 있는, 출구 없는 공포를 선사하는 영화 <더 나이트>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