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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꼭 잔인해야 재미있을까?

영화 프리가이 스틸컷

매일 아침 똑같은 식사를 하고, 똑같은 일정을 소화하는 은행원 가이(라이언 레이놀즈 분).

은행강도가 쳐들어오면 침착하게 바닥에 엎드려 절친인 경비원 버디(릴렐 호워리 분)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그의 일상 중 하나다.

평생 은행에 근무하면서 강도와 맞닥뜨리는 은행원이 몇 명이나 될까? 하지만 가이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마주하는 일상이다 보니 강도가 들이닥쳐도 침착하게 바닥에 엎드려, 그들이 갈 때까지 친구와 이야기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가이는 ‘프리 시티’라는 게임 속 캐릭터다. 게이머가 조종하는 캐릭터가 아닌 배경이 되는 캐릭터인 NPC(Non Player Character)다.

게이머가 선택한 캐릭터가 은행에 쳐들어가면 원래 은행 안에 있는 배경 캐릭터 중 하나가 바로 가이다.

누가 딱히 조종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니 주어진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할 뿐이다. 은행에 강도가 들면 침착히 바닥에 엎드리는 것도 사실은 이미 프로그래밍이 그렇게 되어 있기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뿐이다.

문제는 가이는 자신이 NPC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프리 시티 안에서 자기 의지대로 살아간다고 착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처럼 한 여자를 마주하게 된 그는 사랑에 빠진다.

가이는 밀리(조디 코머 분)에게 대시를 하지만, 그녀는 레벨을 100까지 올린 후에 다시 오라며 가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다.

가이는 자신의 레벨을 높이기 위해 ‘좋은 일’을 한다. 은행을 털어도 레벨이 올라가지만, 그는 남을 돕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레벨을 높이기로 마음먹는다.

사실 밀리는 ‘프리 시티’에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캐릭터가 무단으로 사용됐다고 생각해 증거를 잡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는 가이는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며 레벨 올리기에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틀에 박힌 삶을 거부한다.

이미 짜여진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여야 하는 가이가 스스로 움직이자 게임 개발회사 측은 누군가 해킹해 가이 캐릭터를 조종한다고 생각해 게임에 접속해 그에게 정체를 밝히라며 총질을 한다.

가이 입장에선 내가 나인데, 무슨 정체를 밝히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어 일단 도망을 친다.

어쨌든 레벨 100을 돌파한 가이는 다시 밀리 곁에 나타나고, 둘은 게임 속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키스도 한다.

게임 캐릭터인 가이는 아이스크림 맛을 느끼기도 하고, 게임에 탑재되지 않은 기능인 키스하는 법도 알고 있다.

사실 가이가 바로 밀리가 개발 AI 엔진이 적용된 캐릭터였던 것이다. 이에 게임회사 대표인 앤트완(타이카 와이티티 분)은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프리 시티2>에 기존 캐릭터를 하나도 쓰지 않기로 결정한다.

이 말은 기존 <프리 시티>의 서비스 종료와 함께 게임 속 캐릭터들이 모두 사라지는 걸 의미한다.

이에 가이와 밀리를 기존 <프리 시티>가 사라지기 전에 앤트완이 밀리의 AI 엔진을 훔쳤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이 여정은 진짜 게임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를 연출한 숀 레비 감독은 6일 오전 열린 국내 언론과의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제까지의 영화는 주인공에 초점을 뒀으나, 이 영화는 배경 캐릭터에 초점을 둬 평범한 사람이 영웅이 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극중 가이 역을 맡은 라이언 레이놀즈는 슈퍼히어로처럼 짠하고 나타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남을 돕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 게이머들은 <프리 시티> 속 가이가 선행을 베풀며 레벨을 높이는 모습을 보고 열광한다. 그동안 NPC를 죽여서 레벨을 올리던 이들이, 정반대의 방법으로 가이가 레벨을 올리는 모습에 서서히 변해 간다.

결국 <프리 시티2>에 대항해 밀리가 출시한, 남을 돕는데 초점을 둔 <프리 라이프>가 더 큰 사랑을 받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를 통해 영화는 기존에 남을 죽이고, 남의 것을 빼앗는데 초점을 둔 게임을 비판한다.

해당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현실에서 차마 저지를 수 없는 살인, 강도 등의 범죄를 게임 속에서나마 저지르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들 중 일부는 게임 속에서처럼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도 한다.

적당한 게임은 긴장 완화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너무 빠지면 폐인(廢人)이 된다.

특히 과격한 내용의 게임은 범죄의 실천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꼭 게임이 잔인하고, 폭력적이어야 재미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건전한 게임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 <프리 가이>는 오는 11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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