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함의 끝을 보여주는 영화
학교 사물함의 안전성에 관해 얘기하기 위해 친구 맥(리암 로 페르난데즈 분)이랑 같이 연출된 영상을 찍던 리(오스카 케네디 분)는 학교에 단단히 찍혀 퇴학당한다.
아버지랑 같이 집에 돌아온 그는 집을 치우다가 길거리에 쓰러진 여성을 목격한다. 이때 이라크에 파병 간 엄마가 전화해 “넌 Rh-O형이라 안 죽을 것”이라며 아빠도 곧 죽을 것 같으니 혼자 집에 있지 말고 안전하게 학교에 가 있으라고 말한다.
원인 모를 전염병으로 전 세계 인구의 95%가 죽은 상황에서 리는 내키진 않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신을 공격해 오자 엄마 말대로 학교로 도망친다.
하지만 학교 역시 난장판이 된 상황이다. 심지어 교장은 죽었고, 아이들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때 학교에 치안판사 대리인이라며 누군가 쳐들어 와 모두를 죽이려는 까닭에 리는 이들과 맞서 싸운다.
리는 일단 학교에 남은 몇 명을 위해 절친 맥과 함께 약을 찾아 나서지만, 병원에조차 약이 없다.
결국 리와 맥은 빈집털이를 통해 식량과 의약품을 조달한다. 그 과정에서 조지나 베이커(사만다 본드 분)라는 중년여성이 자기 딸(프레야 팍스 분)을 찾는다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아까 학교에 쳐들어온 치안판사 대리인을 자청하던 여성임을 알고 모르겠다며 얼른 학교로 돌아온다.
둘의 태도가 수상함을 느낀 조지나는 무장한 사람들과 함께 이들을 쫓아와 학교를 포위한 채, 24시간 안에 자기 딸을 무사히 돌려보내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문제는 조지나의 딸이 격투 과정에서 다쳐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 리는 혹시 조금 다쳐도 상관없냐고 묻고, 절대 안 된다는 답변을 듣고 고민에 빠진다.
이에 맥은 이왕 이렇게 된 것 그냥 조지나의 딸을 토막 내서 학교 곳곳에 묻어 버리고, 나중에 들어와서 직접 찾아보라며 애당초 이곳에 없었다고 발뺌하자고 제안한다.
영화 <스쿨 아웃 포에버>는 인류의 대부분이 병으로 죽게 된 상황에서 학교를 지키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아이들과 딸을 구하기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양측의 입장을 통해 과연 누가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한다.
다만, 갑자기 하루아침에 전염병으로 전 세계인의 95%가 죽게 된다는 설정에 개연성이 부족해 몰입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 까닭에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예견한 영화라는 홍보문구가 와 닿지 않는다.
영화 <스쿨 아웃 포에버>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