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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영화 코끼리와 나비 스틸컷

엘자의 엄마 카미유는 사업상 중요한 일로 집을 비워야 하는데, 아무리 아이돌보미인 올가에게 연락해도 전화조차 받지 않자 속이 탄다.

그때 마침 옛 애인인 앙투안이 그냥 보고 싶어서 왔다며 집에 들르자, 아쉬운 마음에 일단 올가가 올 때까지만 애 좀 봐 달라며 떠난다.

아이 돌보는 게 처음인 앙투안은 5살 꼬마 엘자를 갑자기 떠맡자 당황스러워 올가에게 계속 연락해 보지만 전화도 안 받고, 오지도 않자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온전히 엘자를 감당해 낸다.

참 일이 꼬이려고 하니 그런지 하필 요양원에 있는 엄마가 더 이상 요양원에 못 있겠다며 연락이 온다.

이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엘자를 데리고 요양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분명히 꼼짝말고 차 안에 있으라고 했는데, 엘자는 요양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말썽을 부린다.

다행히 엄마도, 엘자도 수습을 마치고 그는 다시 엘자와 함께 엘자의 집으로 돌아온다.

아뿔싸! 아까 서둘러 나가다가 집 열쇠를 안 가져온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엘자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간다.

그날 밤, 아무리 집에 전화해도 연락이 안 되자 불안한 마음에 카미유가 앙투안에게 전화해 대체 어디냐고 따져묻는다.

앙투안은 사실대로 이야기한다. 그랬더니 카미유는 노발대발 하며 당장 자기 친구 집에 엘자를 데리고 가라고 소리친다.

앙투안은 이 밤에 애도 자고, 앙투안은 알지도 못하는 카미유 친구에게 엘자를 맡길 수 없다고 맞받아 친다.

결국 다음 날 낮에 카미유의 엄마 집에 엘자를 데려다 주기로 합의하고 전화를 끊는다.

상황이 그래서 그렇지 일부러 아이를 납치하려던 것도 아니고 하니, 앙투안은 약속대로 엘자를 카미유의 엄마 집에 데려다 준다.

돌아서서 나오던 앙투안은 엘자가 가방을 두고 간 걸 알고 다시 돌아간다. 엘자는 외할머니가 싫은지 밖에 혼자 풀이 죽은 채 앉아있다.

그래서 앙투안은 엘자에게 그냥 우리끼리 다른 데 가는 게 어떤지 묻고, 엘자도 동의해 둘은 말없이 집을 나와 바다로 향한다.

바닷가에서 부녀 사이처럼 다정하게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 후, 앙투안의 집으로 돌아오니 이런 웬걸! 경찰이 앙투안 집 주변에 쫙 깔렸다.

앙투안은 아무리 내가 엘자 외할머니 몰래 아이를 데리고 왔다고 해도,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애를 납치하려던 것도 아닌데 이게 뭔가 싶어 화가 치밀어 까미유에게 전화해 “네가 신고했냐? 너희 엄마가 신고했냐?”며 화를 낸다.

하지만 까미유는 자신도, 자기 엄마도 신고 안 했다며 차분하게 답한다.

다행히 경찰이 집 주변에 몰린 건 다른 일 때문으로 밝혀져 앙투안은 한시름 놓는다.

다음 날 오전, 앙투안은 자기 엄마 생일잔치에 엘자를 데리고 간다. 모두가 엘자를 따뜻하게 맞아준다.

하지만 이 얘기를 들은 카미유는 화가 잔뜩 나서 지금 당장 애 데리러 갈테니 기다리라고 말한다.

영화 <코끼리와 나비>는 아무도 입 밖으로 말하진 않지만, 서로가 부녀(父女) 사이임을 알아본 5살 꼬마와 아빠가 2박 3일 동안 함께하며 서로 교감을 나눈다는 내용이다.

엘자는 잠자리에서 앙투안에게 「코끼리와 나비」라는 동화를 읽어달라고 말한다. 이 동화의 내용은 작은 집에 살던 코끼리가 어느 날 찾아온 나비 덕분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코끼리는 ‘어른’을, 나비는 ‘아이’를 의미한다.

순간적으로 욱해서 앙투안이 엘자에게 소리치자, 엘자는 “만약 아저씨가 작으면 내가 소리치면 좋겠냐?“고 말한다.

엘자의 말을 듣고 앙투안은 순간적으로 자기 실수를 깨닫고 바로 사과한다.

우리는 흔히 아이는 미성숙한 존재라고 생각해 자꾸 가르치려 든다. 물론 1+1=2 같은 지식은 가르쳐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니 가르쳐 줘야 한다.

하지만 아이도 생각이 있다. 비록 5살이어도 아이도 자기의 생각이 있다.

무조건 5살짜리가 뭘 알까 싶어 윽박지르고, 가르치려 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아이에게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고, 존중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설령 그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어도 ”틀렸다“고 하기보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물어보고,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떻겠냐며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판단은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아이를 대하는 우리 어른들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 <코끼리와 나비>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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