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또 다른 이해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아이> 등으로 알려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용과 주근깨 공주>가 오는 29일 개봉한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스즈’는 어려서 사고로 어머니를 여의고 노래를 잃어버린다. 우연히 접한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생체 정보를 스캔해 또 다른 자신인 ‘벨’을 만든다.
하지만, 벨은 주근깨만 닮았을 뿐 현실의 모습과 닮지 않았다. 스즈는 벨을 통해 현실에서 할 수 없었던 노래 할 수 있게 된다.
신비로운 가수 벨로 재탄생해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대규모 개인 콘서트를 연다. 하지만, ‘용’이라는 의문의 존재가 나타나 콘서트장을 엉망으로 만든다.
벨은 오히려 큰 상처를 가진 용에게 마음이 쓰이고, 자신의 노래로 위로를 주고자 한다.
가상의 공간인 ‘U’는 메타버스라는 신대륙이자 현실에서 분리할 수 없는 공간으로 나온다. 스즈는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아바타(여기에서는 As로 지칭된다)인 벨을 통해 노래라는 꿈을 펼치고 인기 가수가 된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가상세계에서 이뤄낸 것이다. 하지만, 가상세계에서도, 스즈가 살고있는 현실에서도 벨의 정체에 대해 끊임없이 화자 된다. 실제로 본인의 외모와 조금 동떨어져 있는 벨의 외모로 인해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봐 두려움을 가진다.
가상세계의 용도 무엇이 그를 괴물로 만들었는지, 무엇이 상처주고 괴롭게 했는지 결국 현실과의 연결고리는 끊을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스즈의 성장을 통해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관객에게 말한다.
또한, 스즈가 자신의 틀을 깨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변인들이 있다. 스즈를 이해해주는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 항상 지켜봐주며 응원하는 마을 사람들, 표현하지 못하지만 스즈를 아끼고 기다려주는 아빠 등 엄마를 잃고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던 스즈에게 나아가라는 종용이 아닌 옆에서 말없이 기다려주는 사람들의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이해와 화해라는 키워드까지 광범위한 사랑을 잘 담아내 큰 감동을 준다.
애니메이션 <용과 주근깨 공주>는 ‘U’라는 가상세계에서 펼쳐지는 미래판 ‘미녀와 야수’로 호소다 마모루 감독 특유의 따뜻한 감성으로 자신만의 ‘미녀와 야수’를 완성했다.
디즈니 최초의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상진이 가상세계 속 벨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만들어 냈다.
‘벨’은 ‘미녀와 야수’ 속 여자 주인공 이름과 동일하다. 야수의 모습을 한 ‘용’과 장미라는 매개체뿐만 아니라, 가상세계 속의 캐릭터들은 그림체도 디즈니의 그것과 닮아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많은 부분이 겹쳐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 따뜻한 온정을 느끼며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라도 보기 좋은 영화임은 틀림없다. 특히, 실제 가수인 나카무라 카호의 노래는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