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은 다 범죄자라고?
2007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이른바 ‘아만다 녹스’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스틸워터>가 다음 달 6일 개봉을 확정했다.
시추 일을 하다가 실직해 지금은 건설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베이커(맷 데이먼 분)은 2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타면서 딸이 있는 마르세유로 향한다.
룸메이트 리나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갇혀있는 딸 앨리슨(아비게일 브레스린 분)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건네받은 베이커는, 앨리슨의 부탁대로 르팍 변호사를 찾아가 딸의 편지를 전한다.
하지만 변호사는 딸이 끝까지 이렇게 자기의 죄를 인정조차 하지 않으면 재심 신청은 불가능하다며 도움을 거절한다.
결국 베이커는 자신이 직접 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나선다. 대신, 자신을 무능하다고 생각해 믿지 못하는 딸에게는 변호사가 도와주기로 했다고 말한다.
이에 전직 경찰이라는 한 남자가 베이커에게 12,000유로만 주면 딸이 살인자로 지목한 아킴을 찾아 그의 DNA와 리나의 몸에서 발견된 살인범의 DNA를 대조해 주겠다고 접근한다.
일용직 건설 노동자인 베이커에겐 너무 큰 돈이라 그는 직접 자신이 해결하기 위해, 딸에게 아킴이 직접 자기 입으로 리나를 죽였다고 말한 걸 들었다고 전해 준 패트릭 교수를 만난다.
다행히 교수는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교수가 소개해 준 한 여학생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하면서도 동석한 동생 때문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다.
이에 SNS에서 아킴으로 추정되는 남자들의 사진을 죄다 출력해 딸이 살던 곳 근처 술집 사장에게 혹시 이 중에 아킴이 있는지 묻자, 사장은 어차피 아랍인들은 죄다 범죄자이니 그냥 당신이 한 명 찍어주면 그놈이 범인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하겠다고 말한다.
영화 <스틸워터>는 서두에 말했듯이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 다만, 배경이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로 바뀌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먼 이국 땅에서 9년 동안의 옥살이를 해야 하는 딸을 위해 애쓰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믿지 못하는 딸의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이에 아빠 역할을 맡은 맷 데이먼은 이 영화에 대해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정의 내렸다.
영화에서 눈여겨볼 점은 부녀 사이의 관계뿐만이 아니다. 피부색과 국적에 따른 차별도 이 영화의 핵심 요소다.
백인인 베이커는 딸의 무죄 입증을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미국인이자 백인’인 그는 거칠 것 없는 모습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딸이 살던 집 근처에서 바를 운영하던 백인 사장은 아랍인은 무조건 범죄자라는 그릇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중간에서 진정시키는 것 역시 백인 여성이라는 점이다.
백인들의 다른 인종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보여주면서, 한편으로 모든 백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한다. 이 역시 백인은 다 그렇다는 또 다른 편견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베이커의 노력 끝에 앨리슨은 풀려나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마지막에 앨리슨에 대한 반전이 드러나면서, 역시 그녀가 백인이어서 풀려난 것인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참고로 영화의 제목인 스틸워터(Stillwater)는 주인공 앨리슨의 집이 있는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한 도시 이름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