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동성애에 대해 생각의 기회 제공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 이야기로 시작하는 일본 영화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이 8일 오전 9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됐다.
게이인 고교생 안도 준은 동성의 직장인 애인이 있다. 어느 날 같은 반 여학생 미우라 사애는 서점에서 BL(Boys Love, 남성 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장르) 만화책을 사려다가 안도에게 들킨다.
사실 미우라는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에게 BL러(BL물을 즐겨 읽는 독자)인 걸 들켜서 반에서 왕따를 당한 적이 있어서 안도에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한다.
미우라는 안도가 행여 마음이 바뀌어 누구에게 얘기할까 봐 언니 나오 커플과 더블 데이트를 하며 안도의 마음을 어떻게든 붙잡으려 한다.
그런 안도를 보며 애인인 마코토는 저러다 둘이 사귀기라도 할까 봐 걱정한다.
아니나 다를까 친구들과 짝을 이뤄 놀이공원에 놀러 간 안도와 미우라는 둘이서만 대관람차에 타게 되고, 미우라가 고백하자 차마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힐 수 없던 안도는 고백을 받아준다.
그렇게 둘은 연인이 되지만, 여느 때처럼 나오 커플과 더블 데이트를 하러 온천에 놀러 간 안도는 그곳에서 애인 마코토와 마주친다.
유부남인 마코토는 같이 온 가족이 볼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과감하게 안도에게 키스한다. 그 광경을 목격한 미우라는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다음 날, 학교에서 둘이 이 문제로 싸우는 걸 우연히 오놋치가 듣고는 안도가 게이라고 소문을 낸다.
체육시간에 같이 옷을 갈아입으려 하자 같은 반 남학생들이 안도 눈치를 보느라 주저하자, 안도는 다 끝났구나 싶어 교실 창문에서 뛰어내린다.
천만다행으로 생명엔 지장이 없고, 이를 계기로 반 친구들은 수업시간에 동성애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토론에 참여한 아이들은 안도가 동성애자라는 밝혀지는 순간 죽을만큼 고통스러웠던 걸 보면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영화 상영 후 온라인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 구사노 쇼고 감독은 “(영화 속 학교의 모습과) 일본의 다양한 지역이나 학교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영화에서처럼 토론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동성애나 BL에 대한 인식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영화를 만들기 전 BL물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추천받아 많은 작품을 봤다고 말했다.
동성애에 대해 큰 거부감 들지 않으면서도, 한 번쯤 그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은 오는 13일 한 차례 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