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랑 계속해야 할까?
영화 <괴짜들의 로맨스>는 강박증을 앓고 있는 두 사람의 현실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강박증을 앓고 있는 천바이칭(임백굉 분)은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대부분의 시간을 청소하는데 쓴다.
매달 15일에 장을 보러 나가는데 공과금을 납부해야 하는 날 모든 외부활동을 함께 처리하기 위함이다.
평소에 가던 마트는 임시 휴업으로 지하철을 타고 다른 마트로 간다. 거기서 자신과 같이 방호복을 입고 장갑을 낀 소녀 천징(사흔영 분)을 만나고 호기심을 느낀다. 두 사람은 그렇게 마트에서 만나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영화 속에서 가장 먼저 사랑스러운 두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방진복, 마스크, 장갑으로 무장한 그들의 모습은 코로나 속에서 익숙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어쩌면 우리들도 그들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속의 우리와 닮아있기 때문에 그들이 덜 괴짜처럼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남녀는 자신만의 규칙적인 세계에 적응해 살고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일을 하며, 정해진 날에 외출하며 생활한다.
조금 불편하지만 그대로 하지 않으면 더 불편한 그들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들의 생활은 무엇이 더 불편한지의 문제이지 무엇이 잘못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제되어 있는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면서 불편은 잘못된 문제가 된다.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기 위해 스스로가 지켰던 규칙들을 하나씩 깬다. 매달 15일에 외출을 하던 천바이칭은 천징을 만나기 위해 다음 날 바로 외출을 한다. 천징도 만남을 위해 외출의 횟수를 늘린다. 이렇게 자신의 규칙을 깨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영화 <괴짜들의 로맨스>는 독특한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사랑을 하고 미래를 함께하는 꿈같은 로맨스를 그리다 현실 로맨스로 떨어지는 특별하지만 잔인한 사랑을 그린다.
처음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지만,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그들만이 가진 강박증이라는 공통점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서로 같은 특성을 지닌 두 사람은 매우 가까워지고 동거를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독특한 그들이 서로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한 사람이 달라지면서 그들의 관계는 금이 가게 된다. 공통점인 강박증이 한 명만 사라져버린 것이다.
강박증이 사라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변하게 된다. 사랑도, 생활도 모두 변한다.
이렇듯 환경이 변하고, 생활이 변하고, 사랑이 변하는 수순으로 모든 관계는 변화를 맞는다. 평등한 관계는 깨지고, 장점이었던 것들이 단점으로 변한다.
오래된 연인이 가지는 전형적인 이별의 특징으로 독특한 생활방식에 빗대어 표현했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연인들에게 일어나는 흔한 일이기도 하다.
영화는 전부 아이폰XS로 촬영했다. 1:1 화면 방식으로 정사각형의 프레임 안에 대칭적인 요소를 담아 강박증을 표현했다.
처음부터 정사각형의 프레임이던 화면은 강박증이 사라진 순간 직사각형의 화면으로 바뀐다. 관객도 유심히 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했던 1:1의 화면 비율이 직사각형으로 바뀐 순간 시야가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확 트인 느낌을 받으며 강박증이 사라졌음을 바로 알아챌 수 있다. 이런 기술적 부분이 화면 가득 매우는 다양한 색감에 더해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영화 예고나 포스터를 보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의 톡톡 튀는 사랑만 생각했다면,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현실 로맨스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씁쓸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문제에 던져진다. 달콤한 로맨스에서 잔인한 현실로 떨어지며 관계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영화는 여러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이 사랑을 계속 할지 말지를 말이다.
쌉싸름한 현실 로맨스 영화 <괴짜들의 로맨스>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박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