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에게 힐링을 선사
‘현생 탈출, 시골 라이프’를 그린 영화 <싸나희 순정>이 16일 오후,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랭보의 시를 읽고 시인 유씨(전석호 분)는 무작정 기차를 타고 시골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이원보(박명훈 분)라는 한 사내를 만나 그의 집에서 하숙을 한다.
원보와 마을 주민들은 외지에서 온 유씨에게 호의적으로 대하지만, 환경이 낯설어서인지 유씨는 매일 밤 술을 진창 마시고는 늦잠을 잔다.
그는 혼자 시장도 가고,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지만 아직 이곳 마가리에 적응하진 못한다.
그런 그에게 원보는 “유씨가 온 다음부터 자꾸 내 가슴이 자라고 있다”는 말을 해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유씨는 슈퍼에서 주민들과 함께 옻닭을 먹고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한다. 그는 너무 배가 고파서 자신의 옷차림이 어떤지 신경도 쓸 겨를 없이 팬티차림으로 슈퍼에 갔다가 옷차림새 때문에 봉변을 당한다.
한편, 원보는 선수시절부터 좋아하던 여자 축구감독 홍화란(공민정 분)에게 팬심을 넘어 과감히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멋지게 차려입고 홍 감독 앞에 나선다.
하지만 고백하기도 전에 홍 감독이 임자가 있는 몸이라는 걸 알고는 실의에 빠진다.
이에 유씨는 원보에게 김광석의 노래 가사를 인용해 “너무 아픈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위로를 건네고, 원보는 “싸나이 순정은 영원한 것”이라고 답한다.
참고로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이 작품의 원작자인 류근 시인이 대학생 때 작사한 곡이다.
이 영화는 페이스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연재된 류근 시인의 <주인집 아저씨> 이야기를 기반으로 했다.
후에 이 작품은 스토리툰 <싸나희 순정>으로 출간됐는데, 이를 토대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
기자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병각 감독은 5년 전에 원작을 접하고, 3년이면 될 줄 알았는데 4년 후에야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5년차에 개봉하게 됐다며 오랜 시간 공들였음을 시사했다.
그래서였을까? 시인 유씨 역을 맡은 전석호는 물론 이원보 역을 맡은 박명훈은 하나같이 가슴 따뜻한 작품이라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카페 주인 역을 맡은 심은진은 “대사가 예쁘고 동화 같았다”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배우들의 출연 이유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어른이’(Kidult)를 위한 동화 같은 영화다. 원작자가 시인인 까닭에 영화 곳곳에 시가 등장하는데 이는 관객들에게 위안을 선사한다.
여기에 더해 tvN 드라마 <지리산>의 전석호,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박명훈, 영화 <모가디슈>의 김재화, KBS 드라마 <오케이 광자매>의 최대철을 비롯해 베이비복스 출신 심은진,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공민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박명곤,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의 최대성 등 연기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참여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싸나희 순정>은 이달 25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