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믿지 않는 신부?
2019년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영화 <끝없음에 관하여>가 2일 오전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영화는 클래식 음악과 함께 한 커플이 하늘에 떠 있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곧바로 벤치에 앉아 어딘가를 쳐다보는 중년 부부의 모습이 나온다. 그들은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까닭에 눈도 안 마주친다.
곧바로 아내에게 줄 선물을 들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한 중년 남성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창백하게 보일 지경이다. 그는 우연히 길에서 오래전 자신이 상처 준 친구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건네지만, 그 친구는 대꾸도 안 하고 그를 지나친다.
이외에도 은행을 믿지 못해 매트리스 아래에 돈을 두는 남자, 부끄러움을 모르는 홍보담당 여성 임원, 그 옛날 예수처럼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는 악몽을 꾸는 가톨릭 사제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가톨릭 사제는 신에 대한 믿음을 잃은 후부터 이런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고 정신과 의사에게 털어놓는다.
영화를 연출한 로이 안데르손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한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뭔가를 만든다는 건 희망적인 행위”라고 말한다. 존재의 나약함을 인식한다면, 자신이 가진 것을 아끼면서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하늘을 떠다니는 커플이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으로 인식했으나, 내레이터가 그들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말하는 걸로 봐서 그것도 아닌 듯하다.
솔직히 상영시간은 짧은 편이지만, 비선형적 서사 구조로 인해 내용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인간의 끝없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영화 <끝없음에 관하여>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