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가 된 엄마의 모정
누구나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야 살아있을 때 좀 더 효도할 걸 하며 후회한다. 그런 자식들 앞에 이미 고인이 된 부모가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 <효자>는 이미 고인이 된 엄마가 무덤에서 박차고 나와 자식들 앞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살아생전 더 잘 해드릴 걸 하며 아쉬워하던 자식도 막상 세상을 떠난 엄마가 ‘좀비’가 돼 떡하니 나타나면 무섭기 마련이다.
어떻게든 다시 저승으로 가게 하기 위해 목사와 중을 불러 그들의 방식대로 처리해 보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왕 일이 이렇게 되자 자식들 사이에서도 다시 살아난 엄마의 처리를 두고 논란이 인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드리자는 의견과 이렇게 다시 살아났는데 어떻게 내 손으로 죽일 수 있냐며 서로 싸운다.
그런 와중에 좀비가 된 이들의 엄마가 어느 날 어린 손녀의 목을 조르자, 큰아들은 자식을 죽이려는 게 어떻게 부모라고 할 수 있냐며 이젠 진짜로 어머니를 다시 저 세상으로 보내자며 동생들을 다그친다.
게다가 이미 고인이 된 길호의 엄마가 좀비로 환생했다는 사실을 오 마을 사람들이 알게 돼 어쩔 수 없이라도 이제 다시 저승으로 보내야 할 처지다.
하지만, 좀비가 된 춘자가 아들처럼 대해주던 춘복이 끝까지 이에 반대한다. 그는 춘자를 빼돌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 방송국에 춘자의 존재를 제보해 함부로 춘자를 해치지 못하게 상황을 만들어 간다.
영화 <효자>는 기존의 좀비영화와 달리 ‘무섭지 않은’ 영화다. 통상의 좀비영화는 좀비들이 무리 지어 다니며, 사람들을 공격하는데 이 영화 속 좀비는 그 누구도 해치지 않는다.
좀비가 된 춘자는 비록 자식들을 먹일 밥을 차리기도 하고, 길에 쓰러진 어린 손녀를 살리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전혀 무섭기는커녕, 좀비가 돼서도 자식을 위하는 모정(母情)을 보며 눈물 흘리게 만든다.
영화 <효자>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