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 앞두고 드러난 ‘굿 보스’의 실체
저울 제조회사인 블랑코 스케일즈가 시(市)에서 주는 우수기업상 최종후보에 올라 실사를 앞둔 가운데, 이 회사의 CEO 블랑코는 제발 심사 전까지 아무 일도 없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럴 때 일이 터지는 법. 일요일에 전 직원을 모아놓고 곧 실사를 나올 것 같으니 모두 열심히 해 보자며 일장 연설을 하는데, 최근 정리해고를 당한 호세가 어린 아들, 딸을 데리고 사무실로 와 다시 한 번 (해고한다고) 말해 보라며 소란을 피운다.
아무리 달래도 도통 말을 들은 척도 안 하고 급기야 그는 회사 정문 앞 공유지에 현수막을 내걸고 1인시위에 돌입한다.
경찰에 신고도 해 보고, 시장 비서에게 민원도 넣어보지만 다들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호세의 시위를 방치한다.
그런 가운데,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았을 때부터 거의 동업자처럼 함께 회사를 꾸려온 생산팀 책임자 미랄레스가 부인의 외도를 의심해 제대로 일에 집중을 못 하자, 평소 직원의 마음이 편해야 회사 일도 잘한다는 지론을 가진 블랑코는 이 문제도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미랄레스의 부인 오로라에게 직접 찾아가 한마디 했다가 따귀만 맞고, 오로라와 불륜관계인 직원에게 제발 둘 사이를 정리하라고 하지만 도통 말이 먹히질 않는다.
한편, 최근에 입사한 미모의 인턴 릴리아나에게 반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후에야 그녀가 자기 동창의 딸임을 알고 기겁한다.
젊을 때 여러 일을 경험해 보는 게 좋다며 1달 후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라고 말하지만, 릴리아나는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느니, 자기는 계속 이 회사에 일하고 싶다느니 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블랑코가 집에 없을 때 그의 집에 와 블랑코의 아내에게 아저씨가 나 정규직 전환해 줬다, 심지어 마케팅팀장으로 발령냈다며 선수를 친다.
아니 이번에 우수기업상을 받아야 회사 평판도 좋아지고, 시에서 보조금도 받을 수 있을 텐데 불과 9일 동안 여기저기서 일이 뻥뻥 터지자 블랑코는 골치가 아파 어쩌지 못한다.
영화 <굿 보스>는 제목과 달리 그리 좋은 상사가 아닌 블랑코의 모습을 통해 위선적인 기업인의 모습을 비꼰다.
권오중이 자주 패러디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하비에르 바르뎀이 사장 블랑코 역을 맡았고, 블랑코가 아빠 친구인 걸 알면서도 그와 위험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릴라아나 역은 알무데나 아모르가 맡았다.
영화 <굿 보스>는 내달 1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