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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통해 교육 현실을 꼬집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스틸컷

지난 달,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이 초·중·고등학교 학생 3,707명과 교사 3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스스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라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11.6%, 중학교 3학년생의 22.6%, 고등학교 2학년생의 32.3%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나는 수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질문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44.9%, 중학교 3학년생 60.6%, 고등학교 2학년생의 72.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대개의 수포자들은 기초학력 부족 때문에 발생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외워야 하는 공식이 많아 기초학력이 부족하면 이를 따라잡지 못해 아예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대학입시에서 이른바 국·영·수의 비중은 상당히 높다. 만약 수학을 포기하게 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고 이 때문에 좋은 대학에 갈 확률도 낮아지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수학을 소재로 한 영화다. 하지만, 감독도 주연배우도 모두 ‘수포자’인 까닭에 수학이라는 소재를 그리 어렵지 않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대한민국 상위 1%의 수재들이 모인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동훈고에 ‘사회적 약자 배려 전형’으로 들어온 한지우(김동휘 분)는 수포자다.

나름 중학교 때 공부로 날고 기었지만, 워낙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인 가운데 껴 있으니 내신이 최하 등급인 9등급이다.

좋은 대학에 가는 학생이 많아야 우수한 신입생을 받을 수 있고, 그래야 명문고의 명맥이 유지될 텐데 ‘사배자 전형’으로 들어온 지우가 성적도 신통치 않자 그의 담임인 근호(박병은 분)는 차라리 일반고로 전학 가면 내신이 올라서 대학에 가기도 쉬울 것이라며 은근히 그를 압박한다.

집안 형편이 안 좋지만, 그나마 지우가 명문 자사고에 다닌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티는 엄마를 생각하면 절대 전학만은 갈 수 없어 지우는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방 룸메이트의 심부름으로 기숙사에 몰래 술을 반입하다가 야간 경비원 박한수(최민식 분)에게 걸린다.

이 일로 지우는 담임에게 소주가 4병에 젓가락도 4개인데, 혼자 먹으려던 건 아닐 테고 공범을 말하라고 강요받는다.

가뜩이나 친구들보다 기울은 가정형편 탓에 놀아주는 친구도 없는데, 고자질까지 하면 진짜로 왕따가 될까 싶어 그는 혼자 먹으려고 했다고 말한다. 결국 그는 혼자 기숙사에서 한 달간 퇴출 조치를 받는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갔으나, 차마 엄마에게 학교에서 사고 쳐서 한 달 동안 기숙사에서 쫓겨났다고 말할 수 없어 그는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에 구석에 몸을 숨긴 그를 경비원이 발견하고, 지우의 사정을 듣고 일단 경비실로 데려간다.

탈북자인 까닭에 아이들에게 ‘인민군’으로 불리는 박한수는, 지우가 잠든 사이 심심해서 그의 가방에서 떨어진 수학 문제지를 풀어본다.

다음 날, 지우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학 문제지가 다 풀려있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일부러 학생들 골탕 먹이기 위해 ‘저 세상 문제’를 내서 만점을 받은 애가 없는데 유일하게 자기만 만점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이에 지우는 ‘인민군’이라고 놀리던 경비 아저씨가 보통이 아님을 직감하고, 그 길로 경비실로 달려가 제발 수학 좀 가르쳐 달라고 사정한다.

사실 경비아저씨는 북한 최고의 수학자인 ‘이학성’이라는 인물로, 무기 만드는 일 말고 자유롭게 수학을 학문으로만 대하고 싶어 탈북한 터였다.

하지만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일하면서 학생들을 보니 수학을 단지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 공부하는 것이 못마땅해 지우의 청을 거절한다.

진짜로 전학을 가야 할지도 모를 지우는 며칠 동안이고 이학성에 사정하고, 결국 이학성은 지우에게 수학 과외를 해 주기로 한다.

다만, 자신이 과외를 해 준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수학을 가르쳐 주긴 하지만 지우의 성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는다.

이학성의 진짜 정체를 모른 채, 지우는 한 달 동안 매일 밤 그에게 수학을 배운다.

천재 수학자 이학성은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데 중점을 두지 않고, 풀이 과정에 중점을 두고 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친다.

이학성에게 수학을 배우기 시작한 지우는, 수학 시간에 교사에게 문제 자체가 오류가 있다며 정답이 틀렸다고 말하지만, 선생은 시험에서 중요한 건 문제의 오류가 아니라 출제자가 원하는 답을 맞히는 것이라며 지우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잘 보여준다. 아이들이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무시한 채, 찍든지 혹은 문제 자체가 틀렸어도 정답만 맞히면 좋은 성적을 받는 현실 말이다.

아무튼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 하나인 ‘리만 가설’의 증명을 앞둔 이학성으로부터 수학을 배운 지우는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수학교사이자 지우의 담임인 김근호가 문제지를 사전에 유출해 일부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은 것.

마침 근호의 소개로 ‘족집게 과외’를 받은 박보람(조윤서 분)이 학교 홈페이지에 익명으로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고 양심 고백을 하자, 근호는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갑자기 성적이 오른 지우가 문제를 유출했다고 누명을 씌운다.

이학성과의 약속 때문에 자기 성적이 오른 이유를 말할 수 없던 지우는 결국 담임의 회유에 넘어가 전학 신청서를 제출한다.

한편, 학문의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에 왔으나 자신의 진짜 정체가 언론에 드러난 게 부담스러운 이학성은 중대 결심을 한다.

영화의 제목은 처음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제목을 듣고 누구나 떠올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인 루이스 캐럴이 실제 수학자이기도 했고, 단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수학에 매달리는 ‘이상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천재 탈북 수학자의 관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수학을 통해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이야기하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내달 9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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