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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톱기사(우측)

앞날을 위해 낙태를 결심한 여대생

영화 레벤느망 스틸컷

말 그대로 ‘사건’이다. 교수가 앞으로 교수 해 볼 생각 없냐며 눈독 들이는 앞길이 창창한 23살 여대생이 임신을 했으니 말이다.

임신 3주차가 된 안(아나마리아 바르틀로메이 분)은 생리를 안 하자 그제야 병원을 찾는다.

의사는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묻는다. 안은 없다고 답한다. 그러면 혹시 섹스는 언제 했는지 묻자 한 적이 없다고 답한다.

문제는 무슨 성모 마리아도 아니고, 처녀가 아무 일도 없었는데 잉태를 했다는 점이다. 이에 안은 의사에게 어떻게든 해 달라고 말한다.

아직 임신중절이 허용되기 전인 1964년을 배경으로 한 까닭에, 의사는 단번에 낙태수술을 거절한다.

기숙사로 돌아온 안은 홀몸이 아니기에 식욕을 억누르지 못해 공용 냉장고에 있는 다른 사생의 음식을 몰래 훔쳐 먹는다.

단지 식욕만 왕성해진 게 문제가 아니라, 아직 학생인데 처녀가 임신한 게 알려지면 학교를 다니지 못할 게 뻔하다.

이에 그녀는 임신 4주차에 다른 병원에 가서 계속 공부하고 싶다며 낙태를 도와달라고 요구한다.

단번에 거절하던 의사는 그녀가 난동을 부리겠다고 하자 마지못해 뭔가를 처방해 준다. 20프랑이 없다는 말에 의사는 됐으니 그냥 가라며 얼른 그녀를 내보낸다.

기숙사에 돌아온 그녀는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몰래 주사한다. 하지만 점점 불러오는 배와 왕성한 식욕은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혼자서라도 해결해 볼 생각으로 친구인 장(케이시 모테 클라인 분)에게 임신 경험이 있는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말한다.

안의 상황을 듣고 기겁하던 장은 안에게 애 아빠가 누군지부터 묻는다. 이에 안은 우연히 서점에서 만난, 보르도에 사는 정치학도인데 역 근처 모텔에서 딱 한 번 관계를 가진 게 전부라고 털어놓는다.

이 말을 들은 장은 어차피 임신했으니 (또 임신할 것도 아니니) 상관없지 않냐며 안에게 들이댄다.

뿐만 아니라, 절친 3인방 중 한 명인 브리지트(루이즈 오리 디케로 분)는 평소 성에 개방적인 줄 알았는데 뒤늦게 안의 상황을 듣고는 감옥에 갈 일 있냐며 그녀를 외면한다.

결국 그녀는 민간요법으로 스스로 아이를 지우려고 애쓰지만,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이 아이를 강하게 만드는 약이어서 그랬는지 유산에 실패한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9주차에 아이 아빠인 막심(줄리앙 프리슨 분)을 찾아가고, 임신 10주차 어느 날 밤 막심과 함께 그녀를 찾아온 여자로부터 수술해 줄 의사를 소개받는다.

선불로 400프랑이라는 거금이 필요한 그녀는 가지고 있는 물건을 팔아 비용을 마련하고, 드디어 임신 12주차에 불법 낙태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24시간 내에 태아가 나올 거라던 말과 달리 나오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재시도를 한다. 그리고 드디어 사산한다.

영화 <레벤느망>은 아니 에르노의 자전적 소설 <사건>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사건>은 아니 에르노가 3개월 동안 겪었던 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임신중절이 허용되기 이전이라 여성들이 행하던 갖가지 민간요법이 그대로 묘사돼 이 작품에 사실감을 높여준다.

실제 영화에서도 매우 적나라하게 아이를 지우기 위한 안의 행위를 보여준다. 물론 선정적으로 묘사하지 않기 위해 카메라 앵글을 잘 조절해 대놓고 보여주진 않지만, 저런 방법까지 쓰다니 하는 생각만으로도 관객들 특히 여성 관객들에게는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또 도와달라는 그녀에게 여자들은 행여 자기에게 해가 될까 봐 거절하고, 남자들은 이미 임신해서 임신 걱정 없으니 한 번 질펀하게 놀아볼까 하는 생각을 드러내는 모습 역시 공포로 다가온다.

특히 정사각형에 가까운 1.37:1 화면비율은 안에게 집중하게 해 관객들이 그녀와 동화되게 만든다.

지금도 여대생이 혼전 임신을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데, 무려 60년 전엔 어땠을지 생각하면 안이 왜 그토록 아이를 지우려고 했는지 공감이 된다.

비록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낙태죄가 폐지됐으나, 많은 시사점을 지닌 영화 <레벤느망>은 오는 10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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