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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어디로 가야하나?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 스틸컷

2001년 배두나, 이요원 주연의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를 연출한 정재은 감독이 이번엔 상업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로 관객을 찾아온다.

2012년 <고양이를 돌려줘>라는 단편영화와 2017년 다큐멘터리 영화 <아파트 생태계>를 연출한 적도 있는 정 감독이 이번에는 고양이와 아파트를 합해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한때 아시아 최대단지로 꼽히던 둔촌주공아파트가 재개발 확정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인 시점부터 보여준다.

재개발을 위해 6천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가 통째로 사라질 예정이라 주민들은 하나, 둘씩 이곳을 떠나지만 이를 알리 없는 고양이들은 그곳에 계속 머문다.

2018년 기준 250여 마리로 추산되는 고양이들은 ‘길고양이’임에도 불구하고, 한 마리 한 마리 각자 이름도 있을 정도로 그동안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왔다.

그렇기에 사람의 말귀를 못 알아들어 따뜻한 지하실에서 지내다가 갑자기 아파트가 무너져 내리기라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고양이 이주대책을 세운다.

이들은 먹이를 주는 위치를 조금씩 바꿔서 고양이들의 삶의 터전을 바꿔보려 하기도 하고,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기도 한다.

또 건설사에 협조를 구해 최대한 고양이들이 이주를 마칠 때까지 공사를 미루기도 한다.

과거 주인 없이 길에서 떠도는 고양이를 ‘도둑고양이’로 지칭하던 때가 있었다. ‘도둑’이라는 부정적 단어가 앞에 붙어서인지 고양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엔 ‘길고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여러 지역에서 이들을 돌보는 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심지어 어떤 지역은 지자체 차원에서 길고양이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집에서 살던 밖에서 살던, 고양이이든 사람이든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주인 없는 고양이라고 해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거나 죽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이 관객에게 전달하고 하는 메시지는 바로 거기에 있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개발을 이유로 철거가 진행되는 곳이 여러 곳 있다. 비단 그곳에 사람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철거와 개발이 진행되길 기원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마이스타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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